
봄바람 따라 흐드러진 벚꽃길, 라이더들의 추천 코스
매년 봄, 오토바이 라이더들의 마음을 설레게 하는 계절이 돌아온다. 부드러운 바람과 따사로운 햇살, 도로를 따라 흐드러지게 핀 벚꽃은 두 바퀴 위에서 마주하는 가장 황홀한 풍경이다. 특히 벚꽃은 그 절정이 너무 짧고 강렬하기에, ‘지금’이라는 타이밍이 중요하다.
진해 여좌천은 단연 국내 최고로 손꼽히는 벚꽃 명소다. 1.5km에 달하는 꽃길이 장관으로 이어지며, 도로와 나란히 흐르는 하천, 그 위를 덮은 핑크빛 터널은 보는 이의 마음까지 물들인다. 라이더들에게도 이 코스는 성지나 다름없다. 특히 이른 아침에 방문하면 차량과 인파가 적어 조용한 라이딩을 즐길 수 있다.
경주 보문호수도 빼놓을 수 없다. 고즈넉한 분위기 속에 펼쳐지는 벚꽃길은 역사 유적지와 자연이 어우러져 감성적인 풍경을 자아낸다. 호수를 따라 이어지는 자전거 도로는 오토바이 진입이 어려운 구간도 있으나, 인근 도로에서 충분히 아름다운 장면을 담을 수 있다.
제주도의 구좌읍 해안도로는 4월 초순 벚꽃이 절정을 맞는다. 야자수와 벚꽃이 동시에 보이는 독특한 조합으로, 이국적인 분위기를 선사한다.
강원도 인제, 충북 청풍호반도로, 전남 구례 화엄사 인근 도로도 해마다 꾸준히 사랑받는 벚꽃 라이딩 명소다.
서울에 계신분들이라면 서울 안이나 근교에도 볼만한 벚꽃길이 다수 존재하므로 멀리 못 가시는 분들은 가까운 곳에서 벚꽃 나들이를 해보는 것도 괜찮다고 생각된다. 예를 들면 석촌호수, 서울숲, 여의도 한강공원, 남산, 서울 어린이대공원, 정독도서관, 창경궁 / 창덕궁, 안양천 등이다.
라이더라면 벚꽃길의 시기성을 간과하면 안 된다. 지역별 개화일정은 매년 조금씩 다르며, 보통 남부 지방은 3월 말, 중부 지방은 4월 초가 절정이다. 기상청이나 지역 축제 홈페이지를 참고하여 서둘러 사전 여행계획을 세우는 것이 바람직하다.
감성샷, 어떻게 찍느냐가 다르다
벚꽃길을 달리는 감동을 사진이나 영상으로 고스란히 남기는 일은 생각보다 까다롭다. 단순히 꽃과 오토바이를 함께 담는 데 그치지 않고, 감성까지 녹여내리려면 몇 가지 팁을 알아두고 준비하는 게 좋겠다.
가장 기본은 구도다. 오토바이를 정면에서 찍는 것보다는 살짝 측면에서, 인물의 얼굴이 보이거나 혹은 헬멧만 드러나도록 하는 구도가 안정감 있고 감성적이다. 특히 벚꽃 터널처럼 나무가 양쪽에 줄지어 있는 도로에선 중심선에 맞춰 촬영하면 시각적으로 깊이감이 살아난다. 단, 공도에서 촬영시에는 다른 차량에 방해가 되거나 사고가 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다음으로는 시간대 선택이 중요하다. 벚꽃샷은 해뜨기 전후나 해 질 무렵이 가장 아름답다. 이른 아침엔 차가 적고 햇빛이 부드러워 색감이 자연스럽게 표현된다. 해질 녘엔 노을빛과 벚꽃이 어우러져 로맨틱한 느낌을 극대화할 수 있다.
의상과 바이크 스타일링도 큰 역할을 한다. 밝은 색상의 재킷이나 흰색 헬멧은 벚꽃과 대비되어 사진의 전체 톤을 화사하게 만든다. 레트로 바이크나 클래식 스쿠터는 벚꽃의 부드러운 분위기와 잘 어울려 인스타그램 감성샷에 제격이다.
그리고 요즘은 액션캠 활용이 대세다. 헬멧 옆이나 핸들바에 부착해 주행 중 촬영하면 꽃잎이 흩날리는 장면을 실시간으로 담을 수 있다. 특히 슬로 모션 기능을 활용하면 몽환적인 영상미까지 얻을 수 있어 짧은 클립으로도 깊은 인상을 줄 수 있다.
마지막으로는 삼각대 셀카샷이다. 정차 후 셀프타이머를 이용해 천천히 걸어가거나 오토바이에 기대 선 모습을 담으면 감성이 더욱 살아난다. 스마트폰 삼각대는 가볍고 설치도 간편하니 꼭 챙겨보길 추천한다.
라이딩, 안전과 준비물도 챙기자
아무리 아름다운 벚꽃길이라도 안전이 우선이다. 벚꽃이 떨어진 후 도로에 쌓인 꽃잎은 미끄러운 도로 상태를 유발할 수 있어, 특히 곡선 구간이나 언덕길에선 감속 운행이 필수다.
첫 번째 준비물은 방풍 재킷이다. 봄은 낮과 밤의 기온차가 커서 감기에 걸리기 쉬운 계절이다. 통기성과 보온성을 동시에 갖춘 기능성 재킷을 착용하면 장시간 주행에도 쾌적하게 움직일 수 있다. 넥워머, 이너웨어, 장갑도 계절에 맞게 준비하는 것이 좋다.
두 번째는 헬멧과 고글이다. 벚꽃 흩날림이 눈에 들어가거나 벌레 등이 날아들 위험이 있으니, 풀페이스 타입 또는 바이저가 있는 헬멧 착용을 권장한다. 눈 보호용 선글라스나 고글도 함께 챙기면 좋다.
세 번째는 장거리 주행 전 점검이다. 타이어 공기압, 브레이크 상태, 체인 윤활, 엔진오일 등을 확인하고 출발해야 한다. 간단한 공구 세트나 예비 휘발유, 모자란 휴대폰 배터리를 위한 보조배터리도 라이딩 필수품이다.
봄철 날씨는 변덕스러워 갑작스러운 소나기도 종종 발생한다. 방수 재킷이나 레인커버는 백팩 안에 넣어 다니면 안심이다. 특히 제주나 해안도로를 달리는 경우 바람이 강하기 때문에 차량 흔들림에도 주의해야 한다.
또한, 벚꽃 명소 주변은 관광객이 많아 주차 공간이 협소하거나 제한된 곳도 많고, 이런 행락철엔 자동차를 이용한 방문객들도 많기 때문에 거리가 복잡해지므로 사고위험도 증가한다. 그러므로 가능하면 새벽이나 오전 중 이른 시간대를 활용해 이동하고, 주차 가능 지점은 사전에 네이버 지도 리뷰나 블로그 후기를 참고하는 것이 실질적인 도움이 된다.
자! 이제 준비가 되셨다면 안전하고 아름다운 추억을 만들어 보러 출발해 볼까요? 💮🪻🌹🌻